아파트의 어린이 놀이터나 운동구역 등이
비공식 흡연구역이 되어가는 것, 괜찮은가요?

하남, '미사강변 부영나눔으로 주민공동체'
경기도 마을정책플랫폼 ‘도미니domini.or.kr’ 제안 신청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는 경기도마을정책플랫폼 ‘도미니domini.or.kr’ 사업을 상시 진행 중입니다. ‘도미니’에서는 마을과 일상에서 발견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상상하여 정책으로 제안, 신청 후 선정된 공동체에게는 정책개발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마을에서 더 좋은 삶을 위해 자신과 이웃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의 해결방안을 상상하여 ‘도미니’에 제안하고 또 공감을 받으면 ‘도미니’운영위원들의 검토를 거쳐 지원이 결정됩니다. 이후 ‘정책개발비를 지원받아 자신의 상상을 현실화 시켜나가는 공동체활동을 진행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 정책개발비는 일시적인 캠페인이나 봉사같은 미봉책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 정책으로 시스템화할 수 있는 해결방법을 찾는 활동에 지원하는 것입니다.

“정책제안을 하라닛!! 너무 어렵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는 주민들에게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정책기획팀에서 ‘오지랖이 넓은 마을정책워크숍’이라는 이름으로 컨설팅도 제공한다고 합니다.

6월 24일 하남 미사강변 부영아파트에서 ‘오지랖이 넓은 마을정책워크숍 in 하남’이 열렸습니다.

이름은 워크숍이지만 ‘도미니’에 자신들의 정책상상을 제안한 ‘미사강변 부영나눔으로 주민공동체’의 제안배경과 목표를 듣고, 정책개발 방법을 같이 논의하는 오붓한 만남의 자리였습니다.

 

공동체를 위한 담배연기 거리두기!!

3년 차인 하남 주민공동체 분들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제안을 해주셨습니다.아파트내에서 흡연을 위해 아무곳에서나 마스크를 벗거나, 담배를 피며 걸어가는 행위들이 만연하고 흡연자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깡통 재떨이를 비롯해 놀이터, 분리수거장, 운동시설 등이 흡연시설이 되어버린 현상을 보고 해결방안을 고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민 합의 및 공청회를 통해 흡연장소에 대한 합의점을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금연아파트처럼 주민 합의가 있다면 흡연•금연장소를 지정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정책상상을 하게 되었다네요.

이렇게 되면 간접흡연 피해가 줄어들 것이고, 무엇보다 어린이들에게 안전한 놀이터를 돌려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셨대요. 또한, 분리수거장 화재도 예방될 수 있구요.

 

문제해결이 시스템적으로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정책제안

 

이에 대해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정책기획팀에서는 이 공동체와 만나 정책으로 만들어가는 기본적인 절차부터 소개해주셨어요. 정책개발을 위한 공동체 활동은 캠페인이나 단순 체험, 봉사만이어서는 안된다고 하시네요. 또한 우리 동네에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근본적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요.

주택가에서 흔히 발생하는 길고양이 증가와 그로 인해 의견이 다른 동네 사람들간 빈번한 갈등을 고민하던 한 마을을 예시로 들어주셨어요.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지원도 한 방편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주민들이 해결방안을 토론하고 찾아보았다고 합니다. 결국 무분별하게 방치되던 음식물 쓰레기가 근본적인 원인임을 알게되었고, 음식물쓰레기 수거 방안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이 해결책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와 동시에 길고양이 중성화수술, 길고양이 지정 급식소를 설치하고 체계적인 운영방안을 세우고 이를 주민들이 동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그로 인한 사람들간의 갈등이 해소될 수 있는 것이라구요. 고양이 먹이를 주지 않고, 배척하거나 혹은 중성화 수술을 무작위적으로 진행해서만은 해결되지 않는다고요.

흡연자를 적대시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런 예시들을 듣고 난후 하남 주민공동체의 문제로 돌아와 다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전제는 흡연자도 아파트 주민이기에 적대시하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후 흡연 공간을 만드는 것이 어쩌면 해결책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었어요. 흡연 공간 설치 비용도 부담되고, 흡연 공간이 설치된 직근접 주민들의 반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지요. 또한 금연 공간을 확대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흡연자들의 거센 반발에다 법적 지정에 대한 모호성이 존재하는 것이죠.

각각의 권리가 상충하는 흡연 문제로 인해 공동체의 다툼이 발생하는 것은 하남 미사강변 부영 아파트만의 문제는 아니지요.

하지만 흡연 • 금연장소 선정을 임의로 진행하면 또 다른 다툼이 생길 여지가 큽니다.

금연아파트 제도는 공용 공간중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 건물에만 국한되는데 하남 공동체는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다수의 비공식적인 흡연 장소 해결방안에 대한 것이니까요.

하남의 공동체는 흡연장소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주민합의를 이끌어 내어 공식 흡연장소로 지정해보자 한다고 합니다.

 

이는 경기도는 금연활동 실천 및 간접흡연 피해방지 환경조성 조례중 흡연실 설치 지원 등이 근거가 될 수 있겠지요.

[제10조의2(흡연실 설치 지원 등) ① 도지사는 유동인구가 많거나 간접흡연으로 인한 민원이 많은 지역, 공동주택 등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시장·군수, 「공동주택관리법」 제2조제1항제10호에 따른 관리주체 등과 협의하여 흡연실 설치를 지원할 수 있다.]

위 근거를 기준으로 흡연장소에 대한 주민 논의를 진행하고 중기계획에 따른 결과를 바탕으로 주변 공동주택, 공동체와 연계하여 하남시의 예산책정 및 정책에 반영해보고자 하는 정책상상활동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금연구역 지정이든 흡연구역 설치든 이 모든 것은 해당 아파트 주민들의 동의가 과반수 이상 필요한 사안입니다.

다음 모임에선 흡연자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오지랖이 넓은 마을정책워크숍’ 이후 하남의 이 공동체는 다음 모임에 흡연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를 가져보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동주택 금연구역 지정’에 관한 법률과 유사한 문제를 겪은 다른 아파트들의 사례로 열심히 조사하여 주민모임시 안내를 드리면 좋겠지요

공동주택내 금연과 흡연 문제는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므로 각자의 의견과 주장을 들어 하남 미사강변 부영 아파트만의 해결방안을 찾아 보기로 한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서로 더 가까워지고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지요.

 

자료조사, 벤치마킹, 전문의견 듣기, 의견수렴 – 이것이 정책개발의 과정

 

 ‘오지랖이 넓은...마을정책워크숍 in 하남’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정책상상과 정책제안을 위한 사업이 어렵고 엄숙하며 거대한 활동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선 나를 알고, 나를 둘러싼 공간과 사람들의 필요성을 알고 그것을 다른 비슷한 지역에서는 어떻게 해결했는가, 해결하려 시도하고 있는가를 찾아보는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자료를 검색하고 찾아보고 전문가에게 묻고 들으며 직접 눈으로 확인하러 가는 것. 그리고나서는 그 자료를 토대로 나(혹은 우리마을)의 특이성을 찾고 강조하며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자료(숫자와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것이 정책제안이었습니다. 하남 공동체의 경우는 우선 아파트 거주자들의 상반된 모든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갖는 것이겠지요. 그리고는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정하고, 반대 의견을 가진 주민들을 설득하고 동의하게 하는 과정이 될 것 같습니다.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계속 반목만 쌓여가고, 그 사이에 피해를 받는 사람과 문제가 발생하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 하남 공동체의 생각이었습니다.

 

마을에서 같이 살아가는 것이 목표인 마을공동체활동. 일시적인 캠페인이나 개인의 선한 마음에 기댄 봉사가 아닌 시스템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정책상상제안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문제가 있다면 경기도마을정책플랫폼 ‘도미니 domini.or.kr’를 방문해서 제안해보세요.

 

취재영상 -> 공동체를 위한 담배연기 거리두기(클릭)

 

글,사진 :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홍보서포터즈 전영신